오랜 벗에게 전화를 걸었다
언제나 곧 반가운 대답 하지만
세상을 다 산 노인처럼
목소리엔 힘이 없다
흐르는 물에 손을 담가본다
물은 잠시 고였다가
입에 김을 한장 문것처럼
사르르 내 손을 녹여 떠내려 간다
돌사진엔 벌거벗은 뚝심의 하반신이 있고
고교앨범엔 여드름 위로 짧게 깎은 머리가 있다
처음 맞춘 정장에 어색한 가족사진과
싼값인지 쉽게 바랜 너와 나 스티커 사진
한잔 커피처럼
가만히 맛보려 하지만
저만치 어느새 흐르는 물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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